2017년 개봉한 영화 악녀는 한국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파격적인 1인칭 액션 연출과 강렬한 여성 캐릭터로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도전과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영화 속 1인칭 시점의 액션 장면들은 어떻게 촬영됐는지 주연 배우 김옥빈은 어떤 훈련 과정을 거쳤는지 해외 로케이션 촬영에서 벌어진 해프닝은 무엇이었는지 관련해서 악녀의 제작 과정에서 있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촬영장에서 벌어진 일들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악녀 : 1인칭 액션
영화 악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1인칭 시점을 활용한 액션 장면입니다. 이 연출은 마치 1인칭 슈팅 게임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관객이 주인공의 시점에서 액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 독특한 촬영 방식은 기존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았던 만큼 제작진에게도 큰 도전이었습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배우가 자연스럽게 1인칭 액션을 연기할 것인가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액션 장면은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후 편집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됩니다. 그러나 악녀의 1인칭 액션 장면은 긴 롱테이크로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촬영 과정이 훨씬 까다로웠습니다. 제작진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끝에 스턴트 배우가 특수 제작된 헬멧형 카메라를 착용한 채 연기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카메라가 배우의 움직임과 함께 흔들리는 문제가 있어 처음 촬영된 장면들은 지나치게 어지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작진은 카메라에 짐벌을 장착하여 흔들림을 최소화했고 일부 장면에서는 촬영 감독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배우처럼 움직이며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관객이 화면을 따라가기 쉽도록 카메라 움직임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카메라 동선과 배우의 액션 타이밍을 철저하게 맞추는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장면들은 촬영뿐만 아니라 편집 과정에서도 세심한 조정이 필요했습니다. 지나치게 흔들리는 장면은 편집 과정에서 속도를 조절하거나 특정 부분을 보정하여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했습니다. 감독은 "게임을 연상시키되 관객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카메라 동선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완성된 1인칭 액션 장면은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다른 액션 영화에도 영향을 미친 혁신적인 연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김옥빈
주인공 숙희를 연기한 김옥빈은 이 영화에서 거의 모든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원래부터 액션 연기에 익숙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녀는 이 영화를 위해 6개월간 혹독한 액션 트레이닝을 거쳐야 했습니다. 촬영에 앞서 김옥빈은 무술팀과 함께 맨몸 격투, 와이어 액션, 오토바이 스턴트 등 다양한 액션 훈련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칼을 다루는 기술을 익히기 위해 실제 무술가들에게 검술을 배웠습니다. 그녀는 훈련 기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근력 운동과 유연성 훈련을 병행하며 몸을 단련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는 버스 전투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좁은 공간에서의 격투 액션이 많았기 때문에 배우와 스턴트 배우들 간의 동선이 완벽하게 맞아야 했습니다. 작은 실수라도 나면 다시 처음부터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은 수십 번씩 같은 장면을 반복 촬영해야 했습니다. 김옥빈은 촬영을 마친 후 "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숙희라는 캐릭터가 더욱 강렬하게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3. 해외 촬영
영화의 초반부에서 숙희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실제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하지만 해외 촬영은 항상 쉽지 않은 법입니다. 우선 예산 문제가 가장 컸습니다. 제작진은 할 수 있는 한 비용을 아끼면서도 스케일을 살릴 방법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촬영할 수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선택했지만 예상보다 기후가 춥고 촬영 허가를 받는 과정도 까다로워 일정이 여러 번 조정됐습니다. 촬영 도중 예상치 못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숙희가 총을 사용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촬영을 진행하던 도중 현지 시민들이 실제 총격전으로 착각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촬영장을 급습하는 바람에 촬영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오해가 풀려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결론
영화 악녀는 한국 액션 영화에서 보기 드문 새로운 시도들이 가득한 작품입니다. 연출 배우들의 강도 높은 트레이닝, 해외 로케이션 촬영 등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도전이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악녀는 해외 영화제에서도 인정받으며 한국 여성 액션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앞으로도 악녀 같은 실험적이고 강렬한 액션 영화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